중장기 과제로 밀린 대구·경북 '행정통합'…대안은 '특별지자체'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4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주최로 각계 전문가와 대구경북 시도민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는 대구경북행정통합 권역별 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2021.3.4/뉴스1

대구와 경북의 행정통합 논의가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중장기 과제로 미뤄졌다. 대신 행정통합보다 다소 느슨한 형태의 통합 모델인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대안으로 검토한다. 특별지방자치단체는 부산과 울산, 경남(이하 부울경)이 주도해 추진하고 있는 지방 거버넌스 통합모델이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대구경북행정통합 시도민 공론결과 보고회'를 열고 "행정통합을 내년 지방선거 이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도 공론화위의 의견을 사실상 수용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공론화위는 주민들의 여론 수렴 등을 거쳐 대구·경북의 행정통합 의제, 통합 행정체제 전반을 검토해왔다. 당초 공론화위는 이번달 말까지 행정통합 기본계획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오는 8월 경 행정통합을 위한 주민투표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공론화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하혜수 경북대 교수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주민들의 공론화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무엇보다 중앙정부의 관심이 적었던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 대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론화위는 권 시장, 이 지사와 모인 자리에서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대안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지방자치단체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반영된 제도다. 지자체가 공동사무를 정하고 교통 등 초광역 단위의 협력에 나서는 모델이다.


메가시티 논의에 적극적인 부울경도 당초 행정통합을 검토하다가 지난해 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특별지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로 취임한 박형준 부산시장도 동남권 메가시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중앙정부는 지난달 27일 '메가시티 지원 범부처 태스크포스(TF)' 출범회의를 개최하는 등 메가시티 지원책을 검토한다. TF는 특별지자체 도입이 가능한 지역을 모색하고 초광역 협력사업의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중앙부처 차원의 재정적 지원 방안 역시 검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범정부 지원방안을 10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